깔끔한 바닥, 흰벽과 높은 천장, 쾌적한 온도에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멋진 액자를 비추면 미술관 속 작품의 가치는 누구도 부정 할 수 없는 것이 됩니다.
그 가치를 무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그 자리를 동경 합니다만. 지금 제게는 거리의 벽 밖에는 없네요. 제게는 무반사 유리로 된 액자 살 돈이 없습니다.
2008 진짜 가짜 갤러리 ( with VS )
갤러리의 권위를 인정 할 수 없는게 아니라. 판이한 갤러리의 환경을 인정 할 수 없다.
허가된 범위 내에서의 창작으로 다양한 시도는 도시를 망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우리의 시도가 다른 누군가의 영감을 건드려서 다문화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먼저 시작하는 것.
누가 : 김정욱(Zwtype), 박병호( VS ) ( http://www.vsforce.com )
언제 : 2008년 2월 6일
어디서 : 부산대학교 지하철역 부근
무엇을 : 종이로 작업한 글 작업물을
어떻게 : 스텐실로 작업한 액자를 씌워 전시함
제가 글을 쓰고 VS가 스텐실을 하기로 했습니다. 한때 저는 그림도 잘 그릴 수 있고, 스텐실도 잘 할수 있고, 사진도 잘 찍을수 있다고 생각 하였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는것이 다른 일을 하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VS는 사진도 잘 찍으니까 초기 작업에서 역할 분담이 애매했는데 이제는 욕심을 버리고 공동작업에서 제 역할에 집중 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지요. 이번 작업에서 저는 액자속에 들어갈 글자를 준비하고 VS는 액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전국에 그래피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얼마나 될까요? 압구정의 굴다리? 홍익대학교 앞의 가게들의 벽? 서울의 모든 장소의 그래피티는 법으로 금지 되어 있습니다. 전국에서 그래피티가 허가 된 장소는 부산대학교 지하철역 밑의 산책로가 유일합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그래피티 금지 구역이 될 수도 있겠지요.
우리의 마지막 남은 벽을 작가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제게는 이 도시의 벽이 소중한 환경입니다. 그래서 주제넘게 하고싶은 말을 액자에 담아서 전시 합니다.
이 공간의 품위와 가치는 작가 스스로가 결정 하는 것입니다. 부디 모두 최선을 다해 노력 해 주십시오. 이 공간은 우리들의 진짜 갤러리 입니다.
그래피티가 허가된 이 거리에 도시를 망치고자 하는 낙서가 있었던가요? 작가들은 도시의 매력을 증명합니다. 작가들은 제 돈을 들여서 그림을 그립니다.
산책을 하시던 아저씨 두 분께서 한참동안 유심히 글을 읽어보시더니. 참. 멋진말이다. 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파괴같은 극단적인 방법 말고도 저는 한 개인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은 변화 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 다른 메세지들이나 사진을 전시 할 것입니다. 속성상 이 작품들은 영구보존이 불가하기 때문에 상설전시의 속성을 갖게 될 것이고 같은 공간에서 계속해서 전시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공간 자체의 특수성을 인정 받을수 있겠지요. 우리의 도시를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은 모두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 2006년 이후로 참으로 오랫만에 함께 작업 합니다. 2002년에 만난후로 그동안 VS는 제게 가장 훌륭한 조언자 였지요. VS는 45와 저와 함께 포토유니티 닷컴의 창립 멤버입니다. 그를 만난 덕분에 몇년동안 이렇게 용감해 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관련링크 VS = http://www.vsforc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