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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모자이크 1주년 기념 파티를 다녀와서

모자이크.

첫 만남.
_작년에 67일간 했던 요트로 전국일주. 처음부터 끝까지 조그만한 계획이 었지만,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흥미거리가 되리라. 사소한 것에서부터 대단한 것까지, 그 사이에 여러 사람과의 많은 소통이 이루어 지길 기대했다. 웹 사이트를 개설하고 트위터 계정을 생성한 뒤, 찾아오는 사람은 아주 소수 였지만, 그 속에는 우리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몇명정도 있었다. 몇명은 개인적으로 보고 싶다고 말한것을 끝으로, 자신들의 말에 책임 지지 않고 사라졌고, 어떤 사람은 TV에 출연 시켜 주겠다며 찾아와서는 예의없는 행동을 하고는 사라졌다.(물론 우리는 TV에 나오지 못했다) 그 사람들 속에 '모자이크'가 있었다. 서해안 일주를 마치고 제주도를 갈까 말까 고민하던 그 순간에, 모자이크의 '여행자의 마음' 제주도 투어 일정이 겹쳐, 우리도 제주도로 뱃머리를 돌려 항해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몇일이나 모자이크의 연락을 기다렸지만 그들에게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스쳐 지나가기만 한 여러 진심없는 사람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엔 참 희안한 사람이 많아. 라고. 

인터뷰
_항해가 끝나고 5개월 만에 그들을 만났다. 그때의 바람맞힘 에 대해서 쓴소리를 하기 위해서 만난 것은 아니었다. 뒤늦은 인터뷰를 위해 만나는 것도 뭐 하니, 만나서 차나 한잔 하자고. 별반 재미 없을것 같은 남자 여럿만 있는 커피숍에서, 쓸데없는 여자이야기, 스포츠 이야기도 없었지만 얘기하느라 몇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들은 재미있는 친구들이었다. 그 결과 인터뷰도 하기 전에 인터뷰 할만한 내용을 모두 말해버렸고, (인터뷰때에는 정작 처음 나눴던 얘기들을 잘 하지 못했지만)어쨌든 인터뷰 빌미로 그들은 한번 더 보았다. 두번째 만남에서의 인터뷰는 횡설수설 하기는 했지만, 또한 시간이 엄청 빨리 흘러갔다.

동네잔치 
_인터뷰는 했으나 인터뷰 영상이 릴리즈 되기 전, 동네잔치가 열렸는데, 인터뷰 영상이 릴리즈 안되었기 때문에 소개할 거리가 없다고 못가겠다고 얘기 할수는 없고, 그렇다고 그래서 소심하게 안갔다고 얘기할 수도 없어서, 많은 고민끝에 별 생각 없는 척 동네 잔치에 가기로 결심했다. 끝날 시간에 맞춰서 가면 덜 어색하겠지. 계산대로 끝날 시간쯤 도착 했기에 그들이 보지못한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좁은 공간에 여럿이 모여서 였을까. 한겨울 이라서 그랬을까. 어두운 골목길이라서 그랬을까. 카페 바깥쪽에서 보이는 뽀얗게 서리가 낀 동네커피 유리창에는 영화 연출팀이 연출한 것 같은 그럴싸 함이 있었다. 문을 열자 그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는 인터뷰 내용이 어떻게 나올지 걱정하며 미리부터 창피해서 아이디를 만들어 놓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몇명인가의 새로운 사람들이 먼저 내게 인사를 건네줬고, 쉽게 얻을 수 없는 잘 모르는 사람으로 부터의 따뜻한 기운을 얻어 왔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_선장은 한명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선장 말을 듣는다고? 선장 한명 때문에 여럿이 배를 내린다. 딱딱하고 수직적인 관료제의 울타리에서 자란 우리들은 선장이 되고싶어 하거나 선장을 없애고 싶어 한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혁명들이 일어나면서 이제는 누구든 얼굴을 가리고 잔소리를 할 수 있게 되다 보니 유능한 선장도 나타났다. 구글의 경영 방식 처럼 수평적인 관계에서 엄청난 시너지가 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모자이크 에는 대표가 있지만, 대표는 선장 행세를 하지 않는다. 모두가 선장의 역할을 하고 있고 그들의 목적은 금은보화나 보물섬 이 아니다. 그들은 모두 뜨거운 가슴을 지닌채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먼 바다를 신나게 항해할 뿐이다. 

집단 지성? 
_아무데서나 무시 받기는 싫은데, 모르는 사람 앞에서 처음에 나 이만큼 똑똑해 라고 말 할수는 없으니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먼저 말하고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신기한 점은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직장의 사람을 만나면서 스스로 위축되고 그 결과, 자신의 대학과 직장을 감추며 자심의 부족함을 가려줄 돈을 잘벌거나, 명예있는 배우자, 예쁜 여자친구를 찾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다른 동맹보다 더 유명한 학회에 가입해서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줄 다양한 사람들을 찾지만, 결국엔 그 사람들이 당신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그래서 모두가 쓸쓸하다. 집단 지성은 퀀텀 점프를 가능하게 하지만 차갑고 삭막하다.화려한 많은 신기술과 거대한 조직속에는 인정받지 못한데다, 구조에 불평도 할 수 없는 많은 사람의 한이 서려있다. 다들 힘들게 살아가는데, 나 혼자 한 을 이야기 한들 패배자가 되고 만다. 다시금 용기를 내서 나를 중심으로 한 집단 지성 단체를 만들어 누구 못지않게 성공하리, 라고 결심해 보아도 이내 씁쓸한 생각이 들 뿐이다. 모자이크는  '집단 지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시대는 잘나고 멋진 사람에게 집중하지만,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람에게도 분명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많은 매체는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비추어 장사를 했을 뿐이다. 별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에게, 불쌍한 사람들과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만 가득한 세상을 던져 주는 것이 필요한 것일까? 많은 매체는 스스로 포화상태라고 울부짖는 사이 모자이크가 나타났다. 그들의 사소한 행보는 '집단 감성' 적이다. 인터뷰 한 누구도 사랑과 평화와 믿음, 존중과 신념이라는 단어를 써서 딱딱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으나, 그 속에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 그들의 행동속에 내 어릴적 비슷한 꿈도 있고, 내가 미쳐 생각지 못한 것을 꿈꾸게 하는 힘이 있다. 그들은 세상을 조금더 따뜻하고 기분좋게 변화 시키고 있다. 나는 비록 끈기가 부족하고 머리가 발달되지 못해 모자이크의 논리로 풀어나가는 퍼즐 맞추기에는 재능이 없으나, 그 즐거움을 알고는 있다. 완성되는 그 순간이 아닌, 맞추어 나가는 과정에 더 큰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다들 참 예쁘다.
_미학과 수업에서는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아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인데, 길게 그은 아이라이너, 깔끔하게 수술한 쌍커풀 보다 꾸미지 않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에 더 큰 매력이 있다. 높게 세운 코보다 현실의 부조리함과 답답함에 굴하지 않는 높은 콧대가 사람을 더욱 당당하게 한다. 나 이렇게 매력있소 라고 진하게 칠한 립스틱 보다, 그래도 사는것이 참 행복하다고 읊조리며 미소짓는 입꼬리에 눈길이 간다. 그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환경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사소한 행복을 남에게 건네는 사람들이었다. 그들 처럼 되려면, 성형견적이 얼마나 될까. 그들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겠지. 누군가 아름다움이란 예쁜 상태가 아니라 예뻐지려고 하는 마음가짐 이라고 했는데. 그들에게서 예쁨을 느끼고, 또한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건 순전히 우리의 몫이 아닐까. 


모자이크 홈페이지